나 자신과 바깥 환경은 둘이 아니다(不二). 서로 가르고 나눌 수 없다는 가르침이 있다. 분리의 반대말은 통합이 아니다. 둘로 보이는 것이 실은 처음부터 하나였음을 깨닫는 일로부터, 우리는 분리를 벗어난다. 오늘날 우리에게 ‘살아 있는’ 일은 이렇게 형상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자 ‘生(날 생)’을 ‘공서(空書)’로 입체적으로 써 나간다. ‘생(生)’은 삶이자 살아 있음을 뜻한다. ‘공서’란 teamLab이 초기부터 계속해 오는 작업 방식으로, 빈 허공에 쓰는 붓글씨다. 먹물을 머금은 붓의 궤적이 지닌 깊이와 속도, 힘의 강약 등을 새롭게 해석해 공간 속에 입체로서 재구축하고, teamLab의 ‘초주관 공간’ 논리 구조에 따라 다시 평면화한다. 결과적으로 붓글씨가 평면과 입체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렌즈나 원근법으로 잘라낸 작품 공간은 디스플레이 면이 향하는 쪽에 작품 공간이 나타난다. 즉 디스플레이 면이 경계선이 되어 감상자가 존재하는 공간과 작품 공간은 분단된다. 하지만 초주관 공간의 특징 중 하나로, 이 작품 공간은 디스플레이 면이 경계가 되지 않는다. 이 작품 공간은 디스플레이 면을 넘어서 감상자가 존재하는 공간까지 입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인지된다. 작품 공간은 감상자의 신체가 있는 공간에 연속하여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