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차(茶)를 끓이면 그 안에 꽃들이 피어난다. 그릇을 손에 들면 꽃은 지고, 꽃잎은 그릇 밖으로 퍼져간다. 꽃들은 잔에 차가 들어있는 한 무한히 피어난다. 그릇 안의 차는 꽃들이 계속해서 피어나는 무한의 세계가 된다. 그 무한히 펼쳐지는 세계를 그대로 마신다.
차는 변용(變容)적인 존재인 차의 양에 따라, 피어나는 꽃들의 크기도 변해간다.
차가 존재할 때 처음으로 작품이 탄생한다. 차를 전부 마시면 더이상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에 피는 꽃은 현실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간다.
작품은 영원히 변화한다. 지금 이 순간의 장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